클라우드 업계의 다양한 소식을 알기 쉽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KT IDC 목동1센터. (사진=KT)KT와 NHN이 1일 나란히 클라우드 사업을 떼어냈습니다. 양사는 클라우드 사업을 자회사로 분할하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갖췄습니다.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이 클라우드 사업을 직접 하지 않고 자회사로 떼어내는 이유가 뭘까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덩치를 줄이고 의사결정 구조를 기민하게 만들어야 하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클라우드 시장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됐습니다. 기업들이 이러한 온라인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필수로 꼽힙니다. 업무와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회사의 자체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보안이 갖춰진 클라우드에 올려놓으면 시간·장소와 관계없이 관리하기가 한결 수월하겠죠. 기업은 인프라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고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서비스 제공 비용을 꾸준히 받으며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의 수요와 공급 기업이 함께 늘어나고 있는 이유입니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IDC(인터넷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6%을 기록하며 2025년에는 1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통신사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하 디지코)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KT도 클라우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클라우드와 IDC 사업을 100% 자회사인 'KT클라우드'로 분할해 자회사로 출범했습니다. KT클라우드로 옮겨가는 직원 수는 약 500명입니다. 2만명이 넘는 거대 조직에서 떨어져 나왔으니 그만큼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입니다. 초대 대표로는 윤동식 KT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이 취임했습니다. 그는 KT와 KT DS에서 클라우드와 인프라 분야를 주로 맡았던 클라우드 전문가로 꼽힙니다.KT가 보유한 전국 14개의 IDC 중 5개는 KT클라우드 소유가 됩니다. 클라우드와 IDC 사업을 KT클라우드가 가져가는데 모든 IDC가 이동하지 않는 이유는 KT와 함께 쓰는 건물에 있는 IDC의 경우 IDC만 소유 주체를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KT가 KT클라우드를 떼어내는데 물적분할이 아닌 현물출자 방식을 선택한 배경입니다. 물적분할은 자산과 부채 등이 포괄적으로 새로운 회사로 이전해야 하는데 모든 IDC를 떼어내기 불가능했기 때문이죠. 현물출자란 동산·부동산·채권·유가증권·특허권 등 현금 이외의 재산에 의한 출자형태를 말합니다. 주식회사에 있어서는 현금출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회사의 설립 또는 신주발행을 할 경우는 예외적으로 현물출자도 인정되고 있습니다.KT클라우드로 이동하는 KT의 기존 클라우드·IDC 사업은 회사의 디지코 B2B(기업간거래) 부문 유망 사업입니다. 2021년 클라우드·IDC의 매출은 4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습니다. 이는 디지코 B2B의 사업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KT클라우드는 CSP(Cloud Service Provider) 사업자입니다. 데이터가 실제로 저장될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죠. CSP 시장에는 글로벌 강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에저가 버티고 있습니다. 국내 사업자로는 네이버클라우드와 NHN Cloud(클라우드)가 경쟁자로 꼽힙니다.NHN 클라우드 홍보 이미지.(이미지=NHN)이중 NHN 클라우드도 KT클라우드와 같은날 모기업에서 독립했습니다. NHN 클라우드는 백도민·김동훈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됩니다. 이들은 그간 NHN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맡은 전문가로 꼽힙니다. 백 대표는 클라우드 사업 전반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고 김 대표는 전략 수립 및 사업 운영을 이끌었습니다. NHN 클라우드에서는 백 대표는 회사의 목표 수립, 비전 공유, 인재 선발 및 직원 소통 등을 맡으며 김 대표는 사업본부장을 겸임한 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 및 수행 총괄 등을 담당합니다. 회사는 인프라·플랫폼·서비스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전 영역에서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고객의 수요를 충족할 계획입니다. NHN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했습니다. 또 경남 김해시와 광주광역시에도 데이터 센터를 세울 계획입니다. NHN의 클라우드 사업 분할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회사의 유망 사업을 물적분할로 떼어내 상장시켜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면 기존 주주들에게는 과실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NHN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기술 부문의 매출은 2197억원으로 전년 대비 65.4% 증가했습니다. 기술 부문에는 클라우드 외 다른 사업도 포함됐지만 대부분이 클라우드에서 나오는 매출입니다.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NHN은 지난 3월2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가 소유한 분할법인의 주식을 주주들에게 현물배당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관 개정안을 추가로 상정하면서 간신히 분사에 성공했습니다. 그만큼 앞으로도 주주들은 NHN이 클라우드 사업을 얼마나 잘하는지, 주주들에게 얼마나 과실이 돌아갈지에 대해 주시하겠죠. 국내 CSP들 중 어떤 곳이 AWS와 MS애저에 맞서 성장을 이뤄낼지 주목됩니다.